2020. 2. 20. 07:17ㆍ그냥.../일상
" 다들 일어났나? "
" 두 번째 아침 먹고 있다. "
" 두 번째? "
" 어... 엄마집에서 두 번째 아침 "
" 나도 금방 밥 먹었다. 대율이는? "
" 일어났다~ "
" 그럼 나도 준비하고 있을게~ "
이번 나들이도 아침에 대율군이
한명 한명 태우러 와준 덕분에
약속시간에 맞춰 포항으로 출발~~
" 옛날 정자 넘어가는 옛날 길로 가볼래? "
" 오랜만에 좋지 "
바람이 불어서 그런 건지?
사람이 밀어서 그런 건지?
슬쩍 뒤로 넘어간 버스정류장 표지판이 눈길을 끌고.
국도를 따라 달리고 달리고 달리다 보면
파~란색 바다가 나오는데 나름 자주 보는 바다지만
볼 때마다 기분이 좋단 말이지?
대율군 자동차 궁뎅이도 찍어주시고
" 오랜만에 이래 나오니 좋다. "
" 그래 한 번씩 이래 떠나야 한다. "
" 근데 블라디는 이제 못 가는 거가? "
" 글쎄... "
" 블라디랑 바꾸기에는 포항 너무 가까운 거 아이가? "
" 몰라 있어 보자 "
일단 보내줘서 가긴 간다만
블라디랑 바꾼게 영~ 맘에 남은 우리들... ㅎㅎㅎ
" 대율아 여기 맞나? "
" 어... 여기다. "
" 까꾸네? "
" 여기 몇 년 전에 왔는데 괜찮더라고 "
" 그래? "
" 헉! 줄이 이마이 기노 "
" 여기만 그렇다. "
" 맞네... "
" 기다렸다 먹고 가자 "
" 그래 그러자 "
다른 국수집은 조금 여유가 있었지만
여기는 줄이 줄이...
" 안에 테이블이 몇 개 없드라 "
" 어. 여기 좁다 "
" 그래서 이마이 줄이 길구나 "
상황이 상황인지라 한 테이블에 모르시는 분들과
합석으로 국수를 먹는 시스템인 '까꾸네 모리국수'.
" 막걸리 한잔 하자 "
" 막걸리 배부른데 "
" 소주 마시긴 좀 글코
첨 보는 막걸리 있드라 "
" 그라까? "
" 사장님 저희 막걸리도 하나 주세요~ "
'호미곶 맛있는 생 막걸리'
" 대율아 사진 찍게 짠! 만 해라 "
" 그라까? "
" 오늘 재미지게 놀아보자 "
" 그라자~ "
오늘 나들이를 위해 건배~~
막걸리 안주로 내어주신
미역이랑 멸치.
역시 우리 입맛에는 태화루가 짱인걸로.
드디어 나온 모리국수.
3인분인데 양이 엄~청 많은걸?
" 와~ 양이 엄청나다. "
" 그래도 너거 다 먹을 수 있잖아. "
" 하하하 맞다 "
각자 그릇에 담아서
먼저 국물부터 한 숟가락 떠서 먹어보니?
음... 자극적이지 않고 뭐랄까 할매집에서 먹는 그런 느낌?
면도 한 젓가락 맛을 보니?
와~~ 자극적이지 않고 괜찮은걸?
아귀인가? 생선도 들어있고
진짜 맛나게 잘~ 먹었습니당 ㅎㅎ
든든히 배도 채웠으니 동백이 집도 한번 보고 가야지?
" 예전에 왔을 때 이거 있었나? "
" 못 본 거 같노. "
" 맞제? "
" 첨 본거니깐 사진이나 한 장 찍고 가자 "
" 그래 한 장씩 찍자 "
" 진원이는? "
" 진원이 성희랑 통화 중인 거 같다. "
" 성희랑? "
" 어... 냉장고 안에 뭐 이야기하는 거 같드라 "
둥이네 냉장고 안이 궁금해지는 순간.
" 너거 여기 똑같이 앉아봐봐 "
" 와~ 이거 괜찮겠나? "
" 이거 다~ 추억이다. "
" 하하하 "
" 진원이가 동백이가? "
" 어~ "
" 하하하 웃기노 "
강하늘 공효진님께 심심한 사과를 드립니다. ㅎㅎㅎ
캬~~ 좋구나~~~
드라마 한 편으로 진짜 엄청나게 달라진 풍경.
이 와중에 돈까지 주운 진원군.
역시 뭘 해도 되는구나~~ ㅎㅎ
" 여기는 기본 몇십 년 전통이고 "
" 야~ 70년이다 "
" 우와~~~ "
" 여기 찐빵 장난 아니겠네 "
" 당연하지 70년 전통이다 아이가 "
" 하하하 "
70년 전통이라...
70년 전통답게
'생활의 달인', '3대 천왕' 그리고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까지"
평균 20년에 한 번 꼴로 맛집 프로그램에는 다 출연하셨군요?
건강하세요란 글씨가 와 닿는 순간.
팥죽은 다 떨어져서 찐빵이라도 맛보는 걸로.
김이 모락모락.
" 대율아 맛이나? "
" 어~ 맛있다. "
" 그래? "
" 팥이 엄청 괜찮다. "
" 오~~ 진원이는? "
" 팥이 그냥 먹어도 달다리하니 괜찮다. "
찐빵 감별사 대율군이 맛있다고 하는 걸 보니
진짜 맛있는 찐빵인 것 같음.
찐빵도 하나 먹었으니 시장 구경도 좀 하고
시장 구경도 끝내고
다시 울산으로 넘어가는 길에 휴게소에서 발견한
손금 보는 기계.
" 대율아 대표로 한번 해봐라 "
" 와~ 이거 했다가 이상하게 나오면 우짜노 "
" 재미 삼아 한번 해보는 거지 뭐 "
" 윽스로 궁금하다 "
" 나도 "
" 진원아 아까 만원 덕분에 알차게 쓴다. "
" 하하하 별말씀을 "
대율군의 운세는?
다른 건 모르겠고
사치한 것을 좋아하는 배우자가 어울립니다?
" 사치 좋아하는 여자는 어딨노? "
" 와~ 진짜 어디서 만나야 하는 거고? "
" 하하하 "
" 살다 살다 사치 좋아하는 여자랑 어울린다는 말은
첨들어 본다. "
주위에 사치 좋아하는 여자 있으신 분 연락 주세용~~ ㅎㅎㅎ
다시 울산 강동으로 넘어와 커피 한잔하러.
오늘따라 갈매기가 엄~청 많고
바람도 꽤 차디차게 부는 바닷가.
따뜻~한 커피 한잔 하러 아이스빈.
얼음 속 금붕어들은 괜찮은지 걱정이 한가득.
커피를 주문하고
2층으로 올라가
인스타로 맛집 검색 중인 친구들.
숙소로 갈려고 나오니
우리를 환희 비추는 보름달.
" 아까 어디로 가자했지? "
" 인생 뒷고기 "
" 여기서 가깝나? "
" 아니? 걸어서 한 15분? "
" 그라믄 짐도 풀었겠다 슬~ 가볼까? "
찬바람 맞으면서 도착한 오늘의 '인생 뒷고기'.
" 일단 삼겹이랑 목살로 하지 뭐 "
" 그라자. "
" 사장님~ 저희 삼겹살이랑 목살이랑
진로 하나랑 테라 하나 주세요~ "
" 네~ "
칼집이 들어간 삼겹살과 목살.
잘~ 달궈진 불판 위에
목살랑 감자랑 파랑 올려서
구워지는 사이
소주 한잔에 요 계란찜 한 숟가락
캬~~
따뜻~하니 언 몸이 샤르르 녹는 기분.
먼저 목살부터 하나 맛을 볼까?
" 고기 생각보다 괜찮다. "
" 어... 괜찮다. "
" 삼겹살도 올리까? "
" 그래 빨리 굽자 "
요 파 구이랑 함께 먹는 고기도 일품.
젓갈에 살짝 찍어서도 맛나게 냠냠.
" 감자는 진짜 고기 구울 때 먹는게 맛있드라 "
" 맞다. 감자는 이상하게 돼지고기 기름에
굽는게 맛있더라 "
후렌치 프라이보다 고깃집 감자 구이가 더 맛있는 걸로.
노릇노릇 잘~ 구워진 마늘도 하나씩 나눠서 냠냠.
삼겹이 꼬지로 만들어서 한 번에 맛도 보고
목살 꼬지로도 만들어 한번에 맛을 보니
요거 은근 재미지군 ㅎㅎ
" 고기 더 먹을까? 아님 밥 먹고 2차 가까? "
" 밥 먹고 2차 가자 "
" 그럼 대율이는 밥 한 공기 먹고
우리는 밥 말아서 떠먹을까? "
" 그라자 "
" 사장님~ 저희 된장 둘에 공깃밥 두 개요~ "
진원군과 나는 요 된장에 밥 말아
남은 소주 한잔 하는 걸로.
진짜 고기 먹고 밥은 안 먹으려고 노력 중이지만
그래도 고기 먹고 먹는 탄수화물은
왜 그렇게 맛이 있는 건지... ㅎㅎ
고기도 먹었으니 2차는 국물 있는 걸로.
" 저기 마라탕 파는갑다 저기 갈래? "
" 마라탕? 오~ 좋다. 가자 가자 "
2차는 우연찮게 보게 된 '훠궈가 마라탕'으로.
" 오~ 향이 난다 향이 나 "
" 캬~~ 이거지 "
들어서자마자 코끝을 자극하는 마라향 ㅎㅎ
" 혹시 사장님 명촌에 훠궈가 사장님 아니세요? "
" 맞습니다 ㅎㅎ "
" 우와~ 진원아 어떻게 어떡해 한번에 알아봤노? "
" 그냥 딱! 알아보겠더라 "
그랬다. 우리가 훠궈 맛있게 먹었던
명촌에 '훠궈가' 사장님께서 강동에도
친출하신 거였다. ㅎㅎ
" 훠궈 먹기에는 양이 좀 많고
마라 전골로 하까? "
" 마라 전골? 그래 한 번도 안 먹어 본 걸로 가자 "
" 사장님 저희 마라 전골이랑
진로하고 테라 주세요~ "
" 네~~ "
" 울산에 있지만 어디 멀리 온 느낌이다. "
" 맞제... 기분이 너무 좋다. "
" 가끔 이래 가까운 곳이라도 나오면 좋겠다. "
" 그러게... 근데 쉽지가 않다. "
" 맞다. "
" 참, 우리 올해가 30년째 됐드라 "
" 30년? "
" 어~ 30년 전에 첨 만나가 이마이 왔다 아이가 "
" 벌써 30년 이가 "
" 어 ㅎㅎ 그런 의미에서 반지라도 하나 하까? "
" 우정반지 그런거? "
" 어... "
" 좋은 생각이다 하나씩 하자 "
천지를 모르고 실내화 가방이랑 도시락 가방 들고
국민학교 댕길때 만난 애들이 벌써 30년째라니...
" 참, 우리가 이래 만날 수 있었던거
이주호 덕분인지도 모른다. "
" 주호? "
" 산내사건 말이다. "
" 하하하 맞다 주호가 너거 생명의 은인 아니가. "
" 맞다 맞다 ㅎㅎㅎ "
" 주호도 반지 해야 하나 "
" 그라자 "
14년 전에 산내 계곡 나들이 갔따가
다시 집에 돌아오지 못할 뻔했던
진원군과 나를 대율이랑 주호가 구해줬었지.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등골이 오싹! ㅎㅎ
" 앞으로도 쭉~ 같이 가자 "
" 그래야지 "
건배~~
마라 전골이라.
한번 맛을 볼까?
" 좀 약한 거 아이가? "
" 맞제. 좀 약한 거 같다. "
" 소스 더 부탁해볼까? "
" 사장님~ 저희 소스 좀 더 주시면 안 될까요? "
" 잠시만요~ "
마라 소스.
" 조금 넣으니깐 훨 괜찮다. "
" 맞네. "
" 입이 얼얼~해야 되는 거 아이가 "
" 맞다 맞다 하하하 "
확실히 맛이 좋아졌군 ㅎㅎ
소주 한잔에 요 마라 전골 괜찮은걸?
담에는 박경미니랑도 한번 와야겠군.
내용물이 아주 알찬 마라 전골.
중국 당면도 맛있게 냠냠.
참 요녀석 훠궈랑은 또 다른 매력이 있군.
마라 전골까지 맛나게 먹고는
근처 마트에서 간단히 먹을 것 좀 사서
숙소로 돌아와 한잔하는 걸로 하루를 마무리.
다음날 아침.
캬~ 날씨 한번 끝내주는구나~ ㅎㅎ
눈곱만 때고선 아침 먹으러 '미풍해장국'으로.
" 사장님 저희 해장국 세 개 주세요~ "
" 네~ 잠시만 기다리세요. "
" 지난번에 박경미니랑 왔었는데
술 한잔 하고 그 담날에 좋겠드라고 "
" 물김치도 나오나? "
" 어... 물김치도 나오더라 "
물김치부터 시원~하게
캬~~
" 양념장 다 섞으면 좀 자극적일지도 모르니깐
맛보고 먹는게 좋지싶다. "
" 그래? 이 양념장 라면수프 뭐 그런 효과 아이가? "
" 뭐 어찌 보면 글치? ㅎㅎ "
맑은 쪽 국물 한술 맛보고
소스 쪽 국물 맛 한번 보고.
양념장 살짝만 빼고
잘~ 섞은 다음 당면부터.
" 은희네랑 비슷하게 자극적이제? "
" 어... 둘 다 자극적인 맛이다. "
" 보니깐 국밥은 좀 덜 그렇고
해장국이라고 써있는건 그런 거 같드라. "
" 그런가? "
" 그냥 내 느낌에 글타 "
뭐 국밥과 해장국의 차이를 잘은 모르겠지만
일단 제 개인적인 생각에는 그런 것 같음.
그러고 보면 생극 해장국도
살짝 그런 느낌도 있고?
근데 콩나물 해장국은 또 아닌 거 같고.
에잇! 그 차이를 나도 모르는 걸로... ㅎㅎ
빈혈도 없는데 요즘 들어
선지를 이상하게 많이 먹어지게 된단 말이지.
고기도 한점 맛나게 냠냠.
건더기 좀 건져먹고
밥 한 공기 풍덩 말아서
" 진원아 은희네 해장국도 아직 안 먹어봤제? "
" 어... 아직 경험하지 못했다. "
" 담에는 은희네 한번 가자 "
" 좋지. "
이런저런 이야기 하면서 한술 한술 뜨다 보니
어느새 빈 뚝배기만 ㅎㅎ
오랜만에 보는 병 콜라도 한잔씩.
" 진원아 저 언양에 거기는 숭늉 나오제? "
" 아~~ 거기? "
" 어... 거기 담에 셋이 한번 가자 "
" 어 거기 괜찮다. "
겨울에 숭늉 나오는 밥집이 요즘 진짜 찾기 어려워지는 현실.
" 밥도 먹었으니 커피 한잔 하러 가자 "
" 어디로 가꼬? "
" 음... 일단 시내 쪽으로 가지 뭐 "
" 그럼 성안동 가볼래? "
" 성안? "
" 어 거기 요즘 핫한 커피숍 있다. "
" 오~~ 가보자 가보자 "
그리하여 오게 된 성안동의 '협정'.
" 뭐 마시꼬? "
" 음... 나는 간만에 자몽에이드? "
" 음... 나는 딸기 스무디?
대율이는? "
" 아메리카노 그레이 타입 "
" OK 빵도 좀 먹을까? "
" 빵? 하나씩 골라가 나눠먹자 "
" 그래 그라자 "
" 여기는 빵 굽는 사람이 따로 있다드라 "
" 그래? "
" 어... 그때 그래 들은 거 같다. "
각자 먹고 싶은거 하나씩 고르는 사이에
커피숍을 한번 둘러보니
요런 야외 테이블도 있고
위층과 아래층 내려가는 사이에
요런 장식들이 있어서
심심하지 않은 느낌?
아래층에 내려가면 요런 차고(?)로 이어지는 문도 있고
커피숍 같이 않은 커피숍이랄까?
살~짝 창원에 영국집 느낌도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우린 아래층에서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아주 큰 거울이 있길래 단체 사진도 한 장.
볼 때마다 구매욕을 자극하는
마샬 스피커에서는 꽤 선명하게
노랫소리도 흘러나와 주시고
노래소리와 분위기에 심취해 있을 때 때마침 나온 빵이랑
음료.
내가 고른 앙버터 스콘.
대율군의 팥빵.
진원군의 크림이 많이 들어간 모카빵?
요 앙버터 스콘도
단팥빵도 나는 우유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 ㅎㅎ
이건 100% 커피랑 ㅎㅎ
오랜만에 자몽 음료 한잔 했더니
뭔가 상쾌~해 지는 기분이 드는 것이 괜찮은걸?
" 야 너거 카메라 어플 이거 아나? "
" 그게 뭐고? "
" 이게 완전 뽀~얗게 나온다. "
" 그래? "
신문물 알아온 대율군 덕분에
진원군도
나도
대율군도
완전 뽀샤시하게 한 장씩 ㅎㅎㅎ
맛나는 빵도 먹고 시원한 음료도 마시고
각자 집으로 돌아간 뒤 저녁에 집 앞 마트에 갔더니만
요 길냥이 녀석 저기가 따뜻한 건 어찌 알고는
저 위에서 사람들이 사진을 찍어도 모르고
세상 꿀잠을 주무시는게 아닌가?
너도 등 따시고 배부른 곳을 아는구나? ㅎㅎㅎ
오랜만에 셋이서 떠난 1박 2일의 나들이.
뭐 아주 특별한 건 없었지만 그래도 셋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암것도 아닌 거에
크게 웃기도 하고 나름 재미지고 알찼던 나들이.
앞으로도 종종 이런 기회가 있길 바라며
오늘도 30년 친구들 덕분에 잘~ 먹고 잘~ 놀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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