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촌) 소야 그리고 까미로 치킨...

2019. 10. 7. 12:03그냥.../일상

태풍이 몰아치던 금요일...

눈 다래끼로 한참 고생한 광호가

눈 다래끼가 완쾌되었는지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단톡방에 한잔 하자는 러브콜을 보내왔다.


나름 일찍 퇴근을 하고는 집에 가서 후딱 씻고는

광호 만나러 '소야'로...


" 광호야 비 장난 아니제 "

" 와~~ 양 사방으로 몰아치네 "

" 퇴근길에 신발 하나 버렸다 "

" 뭐? "

" 온통 길에 물구덩이 천지라 피할 수가 없었다. "

" 그정도였나? "

" 아까도 엄~청 고민했는데 니가 단톡방에

  올린 글 보고는 안마실수가 없겠더라 "

" 그래? 그럴 줄은 몰랐네 "

그랬다. 그 우정이란 단어 하나에

태풍이고 뭐고 그냥 우린 만나는 거였다 ㅎㅎ


일단 첫 잔은 시원~하게 쏘맥으로

건배~~


" 전골로 먹음 되겠제? "

" 그래 비도 오는데 국물 좋~지 "

" 사장님~ 저희 곱창전골 하나 주세요~ "


시원~한 쏘맥 한잔에 요 메추리알 하나도

꽤 어울리는 안주...


오늘따라 반가운 따뜻~한 탕국...


전골 나오기 전에 한술 뜨니

속까지 따뜻~해지는 기분...

" 광호야 태풍이 지나면 좀 시원해지겠제? "

" 나는 지금도 시원하다. "

" 뭐??? "

같은 공간 다른 온도 차이...


" 광호야 요 납작 만두 먹어봐 봐 "

" 납작 만두? 오~~ "

" 요거 별미다 "

" 맛있게 생겼네 "


납작 만두는 요렇게 먹어줘야겠지? ㅎㅎㅎ


" 참, 광호야 여자친구 생일 다됐다 아이가? "

" 어... 10월 15일 "

" 그때 같이 생파 하기로 진원이랑 약속했잖아 "

" 그랬지... 한번 물어봐야겠다. "

" 자주자주 만나야 우리랑도 친하게 지내지 "

" 그럼 얼마나 좋겠노 "


광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등장한 곱창전골...


" 광호야 그 우정이란 단어만 아니었어도 "

" 하하하 나는 그래 큰 의미인 줄 몰랐다. "

" 뭐 덕분에 이래 얼굴 보고 소주 한잔 하니 좋으네 "

" 맞제? "


" 친구야 나는 매운거 못 먹는다 아이가 "

" 그럼 땡초 내한테 다 건져두가 "

" 그래도 괜찮겠나? "

" 나는 매운거 그래도 먹는다 아이가 "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는 전골...


한 숟가락 맛을 보니?

음~~~


광호가 건져준 땡초랑도 맛나게 한입...


비바람이 몰아치는 덕분에 이런 국물이

오늘따라 소주 안주로는 최고지?


" 광호야 생일선물은 뭐할 꺼고? "

" 안 그래도 나는 지갑을 받았거든 "

" 지갑? "

" 어... 그래서 나도 뭔가 하긴 해야 하는데 "

" 맞제... 생일 선물은 평생 숙제 같은 거다 "

" 하하하 "

누군가 곁에 있어서 무척이나 행복하지만

그 행복을 지키기 위해서는 뭔가 끊임없이

생각하고 노력을 해야 하는게 여간 쉽지가 않다.


소주병 뚜껑에 붙은 응모권 긁어서

요런 것도 당첨되고 ㅎㅎ 


" 광호야 2차는 어디가 좋겠노? "

" 음... 탕 먹었으니 국물 없는 걸로 하자 "

" 그럼 조 앞에 통닭집 갈까? "

" 그라자 통닭 좋다 "


무거동 무거천이 범람할 위기라고?

이번 태풍이 장난이 아니구나?


하지만 우린 천하태평 통닭이나 뜯지 뭐... ㅎㅎ


소주 한잔 건배하고는?


닭다리 하나 잡고


소금에 콕! 찍어서 맛나게 냠냠...


" 광호야 엄청 바삭하제? "

" 어~ 오랜만에 먹으니깐 맛있네 "

" 많이 먹어라~~ "

" 친구야 내 많이 못 먹는 거 안다 아이가 "

" 그래도 많이 먹어라~ "

" 알았다~ "


태풍의 습격이 점점 강해지는 와중에

우리는 소주 한잔에 바삭바삭한 통닭을 뜯느라

잠시나마 광호가 집에 가는 길에 택시가 있을지 없을지?

내가 내일 출근하는 길에 도로가 물에 잠기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 따윈 잊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 ㅎㅎㅎ


오늘도 광호 덕분에 잘~ 먹었습니다.


위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