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20. 10:52ㆍ그냥.../일상
" 박경미니 오늘 저녁 햄버거 먹을래? "
" 햄버거? 평소에 잘 안 먹더니 갑자기? "
" 전원일기 애청자로써 김혜자 국민엄마가
광고하시는 네슈빌 그거 한번 먹어보게 "
" 하하하 알았다. 오늘 저녁에 햄버거 먹자 "
" 어~~~ "
그랬다. 전원일기 본방사수는 이미 물 건너갔다만,
TV에서 틀어주는 시간에 맞춰 시청하는 애청자로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햄버거 광고였던 것이다. ㅎㅎ
퇴근길에 집 앞에 맘스터치에 들러
햄버거랑 치킨도 좀 사고
정말 얼마만의 햄버거인지.
막 튀겨온 치킨은 뭐 냄새로 이미 초전박살.
어? 광고에는 엄~청 크고 풍성해 보였는데
그래도 뭐 오랜만에 한 끼 잘 때웠습니다.
며칠 후.
위랑 대장 내시경 받으러 가는 길.
윤하 노래 들으면서 조용히~ ㅎㅎ
그냥 누워만 있었을 뿐인데
고생했다고 샌드위치랑 우유까지 주시고.
하지만 하루를 종일 굶었기에
그 샌드위치로 배를 채울 수 없어
지난번부터 갈려고 맘먹은
일산지 쪽에 있는 '명가현모 병천순대'에 순대국밥 먹으로.
오래된 느낌도 들고 뭔가 정감 있는 실내.
물가상승을 이기지 못한 가격의 변동이 느껴지는 메뉴판.
" 박경미니 배가 너무 고파 "
" 순대국밥 묵고 힘내거라 "
" 응... 그래도 뭐 없다고 해서 다행이야 "
" 그 와중에 또 물어봤나? "
" 어어어 "
검진 이야기하는 사이에 나온 반찬들.
초록초록 식욕 자극하는 부추무침.
밥 말아먹기 전 입가심 하기 좋~은 면사리.
새우젓.
국밥에 없어서는 안 될 양파, 고추, 마늘 삼총사.
" 박경미니 많~이 먹어라 "
" 그래 박철미니도 많~이 먹어라 "
굶고 있는 내 생각에 함께 굶어준 박경미니.
언제나 고맙고 감사합니다.
부추부터 한 젓가락 씹고 있으니
따끈~한 국밥 한 그릇 나와 주십니다.
위에 땡초 살짝 올려서
국물부터 한 숟가락 맛을 보니?
음... 그 맛이 꽤 좋습니당 ㅎㅎ
면사리 하나 툭 던져서
한 젓가락 먹고는
깍두기 하나 씹으면서
순대 하나 호~ 호~ 불어
맛나게 냠냠.
" 박경미니 괜찮은걸? "
" 음... 맛이 괜찮아 "
" 사장님 근데 일요일은 문 닫으시죠? "
" 네... 예전에는 했는데 이제는 힘들어서 "
" 안 그래도 몇 번 왔다가 돌아갔었어요 "
" 그러셨구나... "
오랜 시간 가게를 지키시느라 이제는 힘이 없으셔서
일요일 하루만큼은 쉬신다는 주인 할머니.
할매가 해주신 포근~함이 담겨있는 국밥.
순대에 새우젓 두 마리 올려서 냠냠.
" 박경미니 천천히 많~이 먹어라 "
" 안그래도 갑자기 먹어서 위가 놀랠까봐
조심히 먹고 있다. "
이제 밥도 좀 말아볼까?
음... 이제야 배에 뭐가 좀 들어가는 것 같구만 ㅎㅎㅎ
새콤한 부추는 밥 위에 올려서
마늘도 조심스럽게 하나 올려 맛나게 냠냠.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은 천천히 그리고 느긋하게
깍두기도 하나 올려서 먹고
새우젓도 올려 맛있게 먹다 보니?
빈 뚝배기만 덩그러니
그리고 언제나 밥공기에 담아놓은 물로 피니쉬!
첨으로 경험했던 내시경.
다행히 뭐 제거한 게 없다고 하니
얼마나 다행인지.
그리고 굶주린 배를 따뜻~하게 채워준
순대 국밥 한 그릇까지.
오늘도 박경미니 덕분에 잘~ 먹었습니다.
위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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